글렌파클라스는 스코틀랜드에서 몇 없는 가족경영 증류소입니다. ‘푸른초원의 계곡’이라는 뜻을 가진 이 증류소의 위스키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설립배경 및 역사
연도별 주요 역사
- 1836년: 로버트 헤이(Robert Hay)가 Rechlerich 농장에 증류소를 설립합니다.
- 1865년: 존 그란트(John Grant, 1세대)가 £511.19(한화 약 83만원)에 증류소를 매입, 먼 사촌 존 스미스(John Smith)가 농장과 증류소를 돌보았습니다.
- 1890년: 1886년 존 스미스가 사망, 3년 뒤에 기존 소유주였던 존 그란트가 사망. 아들인 조지 그란트(George Grant, 2세대)가 운영을 시작하였으나, 1년 뒤인 1890년에 사망. 이로 인해 그의 미망인인 엘시(Elsie)와 그의 아들들(3세대)이 운영을 시작합니다.
- 1890년대: 위스키 붐에 힘입어 확장을 하고자 했고, 당시 대형 회사였던 패티슨스(Pattison, Elder&Co)와 제휴를 맺어 Glenfarclas-Glenlivet으로 회사명을 변경하여 운영하였으나, 1898년, 패티슨스 사태로 인해 재정적 파산 위기에 몰립니다.
- 1913년: 15년 동안 패티슨스 사태로 인한 빚을 청산하고, 당시 자신들의 이름을 따서(John, George) 회사명을 J&G Grant로 변경합니다. 이 때, 가족경영에 대한 확고한 운영방침 설립합니다.
- 1950년: 조지 스콧 그란트(George Scott Grant, 4세대)가 회장이 됩니다. 그는 현재의 글렌파클라스 이미지를 구축한 인물로 평가됩니다.
- 1968년: 최초의 CS(Cask Strength)제품인 글렌파클라스 105(Glenfarclas 105)를 출시합니다.
- 1973년: 증류소를 방문객에게 개방한 최초의 증류소 중 하나가 됩니다.
- 2002년: 52년간 회장을 지낸 조지 스콧 그란트가 사망 후, 그의 아들인 존 L.S 그란트(John L. S Grant, 5세대)가 회장이 됩니다. 그는 글랜파클라스 패밀리 캐스크 시리즈(Glenfarcals Family Casks Series)를 출시한 인물입니다. 현재 6세대인 조지 S 그란트(George S. Grant)는 홍보대사로 2000년부터 근무하고 있습니다.
가족경영의 이유
이 증류소는 그란트 가문의 가족경영이 159년간 이어진 증류소입니다. 이렇게 된 이유는 1890년대 패티슨스로 인해 힘든 시기를 거쳤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증류소 경험이 없는 것을 대형 회사와의 협업으로 보완하려 하였지만, 그것이 자신들에게 큰 독이 되었던 경험을 겪었습니다. 그리고 그 손해를 자신들만의 힘으로 이겨냈습니다.
그러한 정신은 6대 그란트인 조지 S 그란트의 말로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22번의 경기 침체를 겪었습니다. 우리는 감당할 수 있는 것을 만들고, 돈을 빌려서 만든 적이 없습니다.”
특징
패밀리 캐스크(Family Cask)
2007년, 1952년부터 1994년까지 모든 년도의 43개 빈티지를 모아 출시한 시리즈 제품으로서, 싱글 캐스크 제품입니다. 출신된 이후부터 매년 출시되고 있습니다. 1952년과 1953년은 원액이 다 떨어져 이제 생산이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러한 캐스크 제품 출시가 가능한 이유는 이 증류소가 한 가문이 소유하여 지속적으로 경영을 하고 있는 가족경영 증류소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증류소들은 소유주가 변경되거나 다른 기업에 인수되는 경우들이 많은데, 이럴 때마다 그 증류소의 희귀하거나 기념이 될 만한 제품을을 사용하는 경우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증류소는 지금껏 다른 다른 가문으로 소유주가 변경된 적도, 인수된 적도 없고, 자신들의 제품만을 꾸준히 만들어 온 증류소라 매년 일정량 이상의 위스키를 생산하고 숙성해왔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제일 오래 숙성된 위스키 원액을 가지고 있는 증류소일 것이라는 소문이 있다고 합니다.
4분의 도둑
2022년 5월 15일 02시 45분, 이 증류소의 방문자센터에 도둑이 침입하여 02시 49분에 사라졌습니다. 그 때, 이 도둑이 20병의 위스키를 훔쳐서 달아났는데, 피해금액이 £10만(한화 약 1.5억원)이라고 합니다. 이 도둑이 훔쳐간 위스키 중 1병은 60년 숙성 위스키였고, 다른 19병은 앞서 설명한 패밀리 캐스크입니다.
직접가열방식 증류
이 증류소는 직접가열방식을 고집하는 몇 안되는 증류소 중 하나입니다. 직접가열방식이라는 것은 증류기에 불을 직접 떼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방식은 증류기 표면에 액이 달라붙어 증류액의 색이 변하고, 아몬드와 같은 풍미도 더 진하게 살아난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연료비가 많이 들어 경제적으로 좋지 않습니다. 또한 불조절이 쉽지 않고, 불에 직접 증류기가 닿아 증류기의 수명도 짧아지기 때문에 생산성도 떨어집니다. 따라서 대부분 증류기 대부의 코일에 뜨거운 증기를 흘려보내는(우리나라 보일러관과 같은 방식) 간접가열방식을 사용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접가열방식 방식을 고집하는 이유는 이 증류소 위스키의 고유의 풍미를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한 때, 다른 증류소처럼 간접가열방식으로 변경해보았으나, 풍미가 너무 크게 변경되어 6주만에 다시 직접가열방식으로 변경했다고 합니다.
가장 넓은 미들컷
맥켈란은 68~72%의 알코올까지의 4%의 알코올도수 범위만을 사용하는 가장 섬세하고 좁은 파이니스트 컷(Finest Cut)을 사용합니다. 이 정 반대에 있는 증류소가 바로 글렌파클라스입니다. 이 증류소는 48~72%까지인 14%의 알코올 구간을 알코올도수 범위로 사용합니다.
이는 다른 증류소에서는 후류로 생각하여 버리는 부분까지 일정부분 사용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후류에 나오는 일정 풍미를 위스키에 추가함으로서 보다 복잡하고 다양한 풍미를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인지, 이 증류소의 위스키는 황냄새와 같이 다른 위스키에서는 나지 않는 불쾌한 냄새가 난다고 표현하는 사람들도 종종 있는 것 같습니다만, 이처럼 다른 위스키에서는 느낄 수 없는 다양한 풍미가 나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주요제품
1. Aged Range
올로로쏘 셰리 캐스크에서 숙성되는 제품입니다.
글렌파클라스 10년
- 향: 달콤한 셰리, 몰트, 꿀, 바닐라, 배의 향이 어우러집니다.
- 맛: 가벼운 셰리 풍미와 함께 말린 과일, 과일 케이크, 바닐라, 시나몬, 정향의 맛이 느껴집니다.
- 여운: 부드럽고 스파이시한 오크의 긴 여운이 남습니다.
글렌파클라스 12년
- 향: 드라이한 셰리와 과일 향이 두드러집니다.
- 맛: 풍부한 셰리와 약간의 스모키함이 어우러져 깊은 맛을 제공합니다.
- 여운: 길고 따뜻한 여운으로, 스파이시한 노트가 지속됩니다.
글렌파클라스 15년
- 향: 말린 과일과 버터스카치의 복합적인 셰리 향이 느껴집니다.
- 맛: 건포도, 견과류, 달콤한 몰트와 셰리가 완벽한 균형을 이룹니다.
- 여운: 매우 긴 여운으로, 달콤한 셰리와 스파이스가 오래 지속됩니다.
글렌파클라스 21년
- 향: 성숙한 셰리와 오크, 약간의 허브 향이 느껴집니다.
- 맛: 부드러운 셰리와 스파이스, 약간의 과일 맛이 어우러집니다.
- 여운: 긴 여운으로, 스파이시함과 달콤함이 균형을 이룹니다.
글렌파클라스 25년
- 향: 마멀레이드, 꿀, 커피, 셰리, 견과류, 오크의 풍부한 향이 느껴집니다.
- 맛: 헤이즐넛, 토피, 말린 과일, 다크 초콜릿, 에스프레소의 깊은 맛이 조화를 이룹니다.
- 여운: 강력한 다크 초콜릿의 여운이 오래 지속됩니다.
글렌파클라스 30년
- 향: 농익은 셰리와 오크, 약간의 스모키한 향이 느껴집니다.
- 맛: 셰리, 버터, 스파이시, 허브의 복합적인 맛이 입안을 감쌉니다.
- 여운: 매우 긴 여운으로, 복합적인 맛이 오래 지속됩니다.
글렌파클라스 40년
- 향: 매우 깊은 셰리와 오크, 건과일의 향이 풍부합니다.
- 맛: 복합적인 셰리 풍미와 스파이스, 다크 초콜릿의 맛이 느껴집니다.
- 여운: 매우 긴 여운으로, 달콤한 셰리와 스파이스가 오래 지속됩니다.
2. 105 캐스크 스트렝스 (105 Cask Strength)
캐스크 스트렝스 제품이지만, 항상 60 %의 알코올도수로 출시됩니다. 위스키에 물을 타지 않았지만, 다른 위스키 원액으로 알코올 도수를 맞췄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 향: 강렬한 셰리와 오크, 스파이스의 향이 느껴집니다.
- 맛: 높은 도수에도 불구하고 부드러운 셰리와 스파이스, 약간의 과일 맛이 조화를 이룹니다.
- 여운: 긴 여운으로, 스파이시함과 달콤함이 균형을 이룹니다.
- 캐스크: 올로로소 셰리 캐스크에서 숙성되며, 캐스크 스트렝스로 병입됩니다.
정리
가장 오랫동안 독립적으로 한 가문이 소유하고 운영까지 하고 있는 증류소입니다. 3개 셰리 명가로서 우리에게 알려져있는 이 증류소의 위스키는 셰리 위스키를 즐기실 분이시라면, 한 번 쯤은 즐겨보셨으면 하는 위스키입니다.
특히, 컷의 극과 극에 달하는 맥켈란과의 비교시음도 재밌는 비교시음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기회가 되시고 재력이 되신다면, 패밀리 캐스크 시리즈로 여러분들의 생빈(탄생년의 빈티지) 위스키를 한 번 쯤 구매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