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렌피딕(Glenfiddich)

글렌피딕은 1887년 설립 이후로 혁신과 전통을 이어오며 싱글 몰트 위스키의 역사를 써왔습니다. 싱글몰트 위스키의 역사이자,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싱글몰트 위스키이며, ‘사슴의 계곡’이라는 뜻을 가진 이 증류소의 위스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설립배경 및 역사

  • 1887년: 윌리엄 그랜트(William Grant)가 아홉 자녀와 함께 스코틀랜드 더프타운에 증류소 건설을 시작했습니다. 12월 25일 크리스마스 날, 돌 72만개를 쌓은 끝에 글렌피딕 증류소가 설립되었습니다.
  • 1923년: 미국의 금주법 시기에도 생산을 지속하였으며, 심지어 생산량을 늘려 금주법 폐지 후 고급 숙성 위스키에 대한 수요 증가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습니다.
  • 1957년: 윌리엄 그랜트의 증손자 찰스 고든이 증류기 장인들을 증류소에 배치하여, 독특한 모양과 크기의 구리 증류기를 제작하고 관리하는 전통을 시작했습니다.
  • 1959년: 고든 그랜트는 전용 쿠퍼리지를 설립하여, 캐스크의 품질을 직접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 1961년: 그래픽 디자이너 한스 슐레거가 물, 공기, 맥아의 세 가지 핵심 원료에서 영감을 받아 삼각형 형태의 병을 디자인했습니다.
  • 1963년: 샌디 그랜트 고든이 스코틀랜드에서 생산되는 최초의 싱글 몰트 위스키를 생산합니다.
  • 1987년: 창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특별한 병입 행사를 가졌습니다.
  • 1991년: 1930년대부터 9개의 캐스크에서 숙성된 증류주(창업주의 9자녀를 의미)를 혼합하여 ‘글렌피딕 50년’을 출시했습니다.
  • 1998년: 대형 수공 오크통 ‘솔레라 뱃(Solera Vat)’를 제작하여, 이를 활용한 ‘글렌피딕 15년’을 출시했습니다.
  • 2001년: 1937년부터 제843번 캐스크에 64년간 보관된 증류주로 ‘글렌피딕 64년’을 출시했습니다.
  • 2009년: ‘글렌피딕 50년’을 두 번째로 출시하여, 매년 50병만 한정 생산했습니다.
  • 2010년: 폭설로 숙성 창고 지붕이 무너지는 사고를 계기로, 한정판 싱글 몰트 위스키 ‘스노우 피닉스’를 개발했습니다.

특징

이름의 의미

글렌피딕은 사슴의 계곡이라는 뜻인데요. 증류소에서는 사슴이 목을 축이고 갈 만큼 맑고 깨끗한 로비듀(Robbie Dhu)라는 샘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이 샘물만을 사용해 하여 120년 전통의 기법으로 위스키를 만들어 오고 있다고 합니다.

글렌피딕과 사슴을 나타내는 글렌피딕의 광고

현재 이 샘물은 오염되지 않도록 막아두고, 파이프를 통해 샘물을 제공받고 있습니다. 이 샘물은 글렌피딕 증류소 산하의 발베니(Balvenie), 키닌비(Kininvie) 증류소와 함께 사용하고 있습니다.

로비 듀

가족경영 증류소

창업자 가문이 지금까지 운영하는 증류소는 스코틀랜드 150여 개 증류소 중 4개이며, 이 중 하나가 이 증류소 입니다. 신기하게도 증류소 운영 130여 년간 재산 상속이나 경영권 다툼의 이슈가 없었다고 하는데요. 철저하게 능력 위주로 회장을 선출해서 경영권을 인계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글렌피딕 창업자 윌리엄 그랜트

삼각형 병모양의 의미

병의 독특한 삼각형 모양은 스코틀랜드 자연의 세 가지 핵심 요소를 상징합니다. 이 병은 1961년, 그래픽 디자이너 한스 슐레거(Hans Schleger)가 디자인했습니다. 삼각형 병 디자인은 다음 세 가지를 반영합니다:

  1. 물(Water): 위스키 제작에 필수적인 순수한 스코틀랜드 물.
  2. 공기(Air): 숙성 과정에서 위스키와 교감하며 맛과 향에 영향을 주는 자연의 공기.
  3. 맥아(Malt): 위스키의 핵심 원료

이 삼각형 모양은 글렌피딕 위스키의 균형, 독창성, 품질을 나타내며, 단순히 아름다운 외형을 넘어 증류소의 철학을 담고 있는 상징적인 디자인입니다. 또한, 이 디자인은 이 증류소가 스코틀랜드의 전통과 자연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보여주는 중요한 요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싱글몰트의 역사=글렌피딕의 역사

싱글몰트 위스키가 시장에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증류소들은 보통 블랜디드 위스키 원액을 사용했었는데요. 당시 글렌피딕 증류소에 방문한 한 거래상이 위스키 맛에 감탄하자 이를 시장 가치로 판단, 1963년 글렌피딕 스트레이트 몰트 위스키(Glenfiddich Straight Malt Whisky)라는 제품으로 첫선을 보이죠. 이것이 싱글몰트 위스키의 시작이었고, 이 위스키가 세계적으로 주목받아 싱글몰트 위스키라는 새로운 장르가 탄생하게 됩니다.

글렌피딕 스트레이트 몰트 위스키

솔레라 뱃(Solera Vat)

글렌피딕 15년에 사용되는 이 증류소만의 고유한 숙성방식입니다. 이는 셰리 와인을 숙성할 때 사용하는 솔레라 시스템(Solera System)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하나의 거대한 오크통에 위스키를 채우고, 그 오크통에서 병입한만큼 새로운 위스키를 추가하는 방식입니다. 즉, 이 오크통은 절대 비워지지 않으며 오래 숙성된 위스키가 항상 남아있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복잡한 풍미를 추가하게 됩니다.

이는 싱글 몰트 위스키에서 새로운 혼합과 숙성 방식을 제안하며, 전통적인 숙성 방식과 차별화된 혁신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솔레라 벳
솔레라 뱃 시스템

스노우 피닉스(Snow Phoenix)

2010년 초, 증류소의 숙성 창고 지붕 일부가 폭설로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하여 숙성 캐스크가 동파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에 따라, 숙성 창고 직원들은 숙성 캐스크를 안전한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강추위 속에서 철야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이 증류소의 몰트마스터는 이러한 위기를 기회로 삼아, 직원들이 이동한 캐스크 안의 술을 혼합하여 한정판 싱글 몰트 위스키를 출시합니다. 무너진 지붕을 통해 쏟아진 눈과 햇빛이 마치 불사조(Phoenix)가 부활하는 모습을 연상시킨다는 데서 ‘스노우 피닉스 (Snow Phoenix)’라는 이름으로 출시하게 됩니다.

스노우 피닉스

제품 특징:

  • 숙성: 아메리칸 오크와 올로로소 셰리 캐스크에서 숙성된 원액을 블렌딩하여 복합적인 풍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 알코올 도수: 47.6%로 병입되었습니다.
  • 한정판: 전 세계적으로 약 12,000병만 생산되었으며, 한국에는 60병이 한정 판매되었습니다.
  • 특징: 스노우 피닉스는 크리미한 꿀과 셰리의 풍미가 두드러지며, 길고 우아한 피니시를 자랑합니다.

주요제품

1. Flagship Collection:

글렌피딕 12년 (Glenfiddich 12 Year Old Our Original Twelve)

글렌피딕 12
  • 향(Nose): 과일 향과 신선한 배, 꽃 향기.
  • 맛(Taste): 부드러운 과일 맛과 달콤한 오크 노트.
  • 피니시(Finish): 깔끔하고 상쾌한 마무리.
  • 캐스크(Cask): 아메리칸 오크와 유러피언 오크 캐스크에서 숙성.

글렌피딕 14년 (Glenfiddich 14 Year Old Bourbon Barrel Reserve)

글렌피딕 14
  • 향(Nose): 풍부한 바닐라와 카라멜 향, 신선한 과일의 아로마가 조화를 이룹니다.
  • 맛(Taste): 부드러운 바닐라와 오크의 달콤함이 입안에 퍼지며, 약간의 스파이시한 노트가 더해집니다.
  • 피니시(Finish): 길고 따뜻한 마무리로, 버번 캐스크의 특징이 잘 드러납니다.
  • 캐스크(Cask): 14년간 버번 위스키를 숙성했던 아메리칸 오크 배럴에서 숙성된 후, 새로 탄(Charring) 아메리칸 오크 배럴에서 추가 숙성을 거쳐 풍미를 강화합니다.

글렌피딕 15년 (Glenfiddich 15 Year Old Solera Fifteen)

글렌피딕 15
  • 향(Nose): 허니, 바닐라, 드라이드 프루트의 풍부한 향.
  • 맛(Taste): 복합적인 스파이스와 과일 케이크의 맛.
  • 피니시(Finish): 길고 따뜻한 마무리.
  • 캐스크(Cask): 셰리 오크, 버번 오크, 뉴 오크 캐스크에서 숙성 후 솔레라 배트에서 혼합.

글렌피딕 18년 (Glenfiddich 18 Year Old Our Small Batch Eighteen)

글렌피딕 18
  • 향(Nose): 사과, 시나몬, 오크의 깊은 향.
  • 맛(Taste): 드라이드 프루트, 스파이스, 오크의 조화로운 맛.
  • 피니시(Finish): 부드럽고 풍부한 마무리.
  • 캐스크(Cask): 올로로소 셰리와 버번 캐스크에서 숙성.

2. Grand Series:

글렌피딕 21년 그란 레세르바 (Glenfiddich 21 Year Old Gran Reserva)

글렌피딕 21
  • 향(Nose): 강렬한 바닐라의 달콤함, 바나나, 무화과, 토피, 가죽, 오크의 향.
  • 맛(Taste): 부드럽고 활기차며 드라이한 맛, 페퍼리, 약간의 스모크, 오크, 라임, 진저, 스파이스의 조화.
  • 피니시(Finish): 매우 길고 따뜻하며 드라이하고 스파이시한 마무리.
  • 캐스크(Cask): 21년간 숙성 후 캐리비안 럼 캐스크에서 피니시.

글렌피딕 23년 그랑 크뤼 (Glenfiddich 23 Year Old Grand Cru)

글렌피딕 23
  • 향(Nose): 사과 꽃, 갓 구운 빵, 설탕에 절인 레몬의 향.
  • 맛(Taste): 풍부한 바닐라 오크, 달콤한 브리오슈, 샌달우드, 배 소르베, 화이트 그레이프의 레이어.
  • 피니시(Finish): 길고 화려하며 달콤한 마무리.
  • 캐스크(Cask): 23년간 아메리칸 오크와 유러피언 오크 캐스크에서 숙성 후 프렌치 퀴베 캐스크에서 피니시.

글렌피딕 26년 그랑데 쿠론 (Glenfiddich 26 Year Old Grande Couronne)

글렌피딕 26
  • 향(Nose): 토스티드 오크, 베이커리 스파이스, 설탕에 절인 과일의 향.
  • 맛(Taste): 깊고 달콤한 토피, 베이킹 스파이스, 견과류의 맛.
  • 피니시(Finish): 길고 달콤하며 스파이시한 마무리.
  • 캐스크(Cask): 26년간 숙성 후 프렌치 코냑 캐스크에서 피니시.

글렌피딕 29년 그랜드 요자쿠라 (Glenfiddich 29 Year Old Grand Yozakura)

글렌피딕 29
  • 향(Nose): 체리 블로섬, 바닐라, 스파이스의 향.
  • 맛(Taste): 복합적인 과일, 스파이스, 오크의 맛.
  • 피니시(Finish): 부드럽고 긴 마무리.
  • 캐스크(Cask): 29년간 숙성 후 아와모리 쌀 술 캐스크에서 피니시.

정리

글렌피딕은 윌리엄 그랜트 앤 선즈(William Grant & Sons)의 회사를 만들게 한 근본인 위스키입니다. 2020년 이 회사의 회장인 글렌 고든은 영국에서 두 번째로 세금을 많이 냈던 사람일만큼 영국 내에서도 큰 부를 갖게 만든 위스키입니다. 당연히 세계 판매량 1위에 해당하는 위스키이니 당연한 것일 수 있겠죠?

세계 판매량 1위라는 것은 그만큼 많은 사람들의 입맛에 적어도 거부감은 없는 위스키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싱글몰트 위스키를 처음 입문하시는 분이시라면, 근본이 되는 이 위스키부터 시작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서양배의 향을 가장 뚜렷한 특징으로 삼고있는 이 위스키를 한 번 즐겨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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