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발란 증류소는 2005년 설립된 대만의 최초 증류소입니다. 역사가 굉장히 짧은 증류소임에도 세계적으로는 주목받고 있는 증류소 중 하나인데요, 그 이유는 2010년 스코틀랜드의 번스 나이트(Burn’s Night)행사에서 유명 위스키들을 제치고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1위를 했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3년 숙성 위스키로 말이죠. 세계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카발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설립배경 및 역사
대만은 2002년 전까지 주류를 독점하던 기관은 대만 주류 독점국(현재의 TTL, Taiwan Tobacco and Liquor Corporation)으로 인해 정부가 모든 주류를 독점하여 생산하였습니다.
그러나, 2002년 대만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정부에서만 주류 생산이 이루어지는 대만의 상황을 보고 WTO가 이를 독점이라 지적하게 됩니다. 이 계기로 주류 산업 규제가 풀리는데요.
규제가 풀리자마자 위스키를 만들고자 했던 킹카 그룹에서는 2002년부터 위스키 증류소 설립 계획에 돌입했고, 2005년 카발란 증류소를 오픈해 대만 최초의 위스키 증류소라는 타이틀을 얻습니다.
증류소 설립이 빠르게 진행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당시 킹카그룹 회장이었던 리 티엔 차이(Lee Tien Tsai)회장의 의지와 관심때문입니다.
증류소 설립 당시 전문가 10여명을 초청하여 자문을 구했으나, 모두 대만과 같은 아열대기후에서는 위스키 사업이 불가하다는 의견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는 계속해서 증류소를 설립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고, 결국 위스키의 아인슈타인이라 불리는 짐 스완(Jim Swan)박사를 만나게 됩니다.
그는 ‘아열대기후에서도 충분히 좋은 위스키를 만들수 있고, 오히려 독특한 위스키를 생산할 수 있다’고 주장하게 됩니다. 그는 당시 증류소의 이안 창(Ian Chang)이라는 마스터 블랜더를 제자로 받아들여 증류소가 좋은 위스키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들을 전수하게 됩니다.
또한 리 티엔 차이 회장은 증류소 설립 부지를 선정할 때, 대만에 위스키를 만들 수 있을만큼 수질이 좋은 물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고, 또한 자신의 고향인 이란(宜蘭) 지역의 물이 좋다는 것을 알고 있어 이란현에 증류소를 발 빠르게 세울 수 있었다고 하네요. 카발란은 일반적인 위스키 증류소와 다르게 계곡물이나 강물을 이용하는 것이 아닌 지하수를 활용해서 위스키를 만든다고 합니다.
2010년 1월 25일, 스코틀랜드에서 열린 번스 나이트(Burn’s Night)행사 이후부터입니다. 이 행사에서는 매년 최고의 위스키를 가리기 위한 블라인드 테이스팅 행사가 있는데, 이 곳에서 대만의 카발란이 1등을 하게 된 것입니다. 이 때, 대만의 위스키가 유명해진 이유는 카발란의 첫 증류가 2006년 3월이었기 때문에 당시 참여한 위스키는 최대 3년 숙성 위스키였기 때문입니다. 즉, 대만은 짧은 시간으로 훌륭한 위스키를 만들 수 있는 나라라는 것이 전세계적으로 입증이 된 것입니다. 짐 스완 박사의 숙성이론도 마찬가지로 증명이 된 셈입니다.
그 뒤부터 카발란 증류소는 많은 관심을 받으면서 말 그대로 승승장구 하고 있습니다. 2017년 기준으로, 카발란 증류소에는 한 해 방문객이 100만명 이상이라고 합니다. (참고) 세계 최고의 위스키 국가인 스코틀랜드의 증류소가 같은 해 200만명인 것에 비하면 후발주자치고 굉장히 대단한 관심을 받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특징
숙성방식
짐 스완 박사는 날이 더운 지역에서는 증발량이 많은 대신 오크통 풍미가 위스키에 더 빨리 스며들어 숙성 속도가 높다는 이론을 주장하며, 아열대 기후인 나라이더라도 숙성방식만 제대로 사용한다면 대만과 같은 지역의 2년 숙성은 스코틀랜드의 10년 숙성과 같은 효과를 보인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가 카발란에 적용한 특별한 숙성방식은 다음의 3가지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1. 여름과 겨울의 개폐의 차이
카발란은 5층짜리 숙성고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대만의 여름은 카발란의 상층부를 42℃이며 저층부는 27℃로 만들만큼 덥지만, 이 증류소는 여름에는 창문을 모두 받아 숙성고의 내부 온도를 높게 유지시킵니다. 이 방식으로 오크통의 색과 풍미를 더 빠르게 끌어낸다고 합니다.
반대로 겨울에는 문을 열어 최대한 서늘하게 하는데, 이는 위스키의 산화작용을 활용해서 더 부드러운 맛을 만들어낸다고 합니다.
2. 오크통의 사이즈 조절을 통한 숙성 균일화
일반적으로 오크통의 사이즈가 작을수록 같은 용량 대비 나무와 접촉하는 면적이 넓어져서 더 빠른 숙성이 진행됩니다. 이 증류소는 고층부에는 500 L 이상인 셰리 캐스크를 두고, 저층부에는 200 L의 버번 배럴을 두어 숙성속도의 균일화를 만들어냅니다.
3. STR 캐스크의 사용
카발란 비노바리끄와 같은 제품은 와인을 숙성했던 캐스크를 가져와서 STR 캐스크로 만들어 사용합니다. 여기서 STR 캐스크라는 것은 기존의 캐스크를 깎고(Shaving), 구운(Toasting) 뒤, 태운(Recharring)한 캐스크를 의미합니다.
이 공법을 활용하면, 기존 와인캐스크가 가지고 있던 탄닌과 같은 떫은 맛은 제거하고 바닐라와 같은 참나무의 풍미는 끌어올리면서 기존의 와인이 가지고 있던 과실의 풍미를 더할 수 있다고 합니다. 짐 스완박사와 이안 창이 개발했다고 알려진 이 공법은 현재 캐스크 초리공법의 국제표준처럼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특별한 캐스크
대만 위스키 증류소들은 모두 특별한 캐스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카발란의 경우에는 흔히 쓰는 셰리 캐스크 제품인 올로로소(Oloroso), 페드로 히메네즈(Pedro Ximenez, PX) 뿐만 아니라 피노(Fino), 아몬틸라도(Amontillado), 만자니아(Manzanilla), 모스카텔(Moscatel) 등의 다양한 셰리 캐스크를 사용합니다. 또한 브랜디나 포트, 럼 등의 다른 술의 캐스크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카발란은 증류소를 운영하는 데 몇 가지 문제점이 있었는데요. 먼저 보리의 문제였습니다. 대만은 보리를 많이 생산하는 지역이 아니었기에 보리 수급이 어려워 스코틀랜드에서 수입해 위스키를 생산하고 있었습니다.
두 번째 문제점은 물이었는데, 당시 대만에는 수질 좋은 물이 부족했습니다. 킹카그룹 회장 리 티엔 차이(Lee Tien Tsai)는 자신의 고향인 이란(宜蘭) 지역의 물이 좋다는 것을 알고 있어 이란현에 증류소를 발 빠르게 세울 수 있었다고 하네요. 카발란은 일반적인 위스키 증류소와 다르게 계곡물이나 강물을 이용하는 것이 아닌 지하수를 활용해서 위스키를 만든다고 합니다.
주요제품
1. 카발란 클래식 싱글몰트(Kavalan Classic Single Malt)
- 캐스크: 버번, 셰리, 와인 등 다양한 오크통에서 숙성된 원액을 블렌딩하여 제작됩니다.
- 향(Nose): 열대 과일(특히 망고), 바닐라, 꽃 향기.
- 맛(Palate): 달콤한 망고, 바닐라, 시트러스의 조화.
- 마무리(Finish): 부드럽고 긴 여운, 약간의 스파이시함.
2. 카발란 솔리스트(Solist)
카발란 솔리스트는 싱글 캐스크인 캐스크 스트렝스 제품을 의미합니다. 제품 이름이 캐스크 정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1. 솔리스트 버번 캐스크 (Solist ex-Bourbon Cask)
- 캐스크: 미국산 버번 오크통
- 향(Nose): 바닐라, 코코넛, 열대 과일
- 맛(Palate): 바닐라, 오크 스파이스, 부드럽고 복합적인 풍미
- 마무리(Finish): 길고 부드러운 여운, 따뜻한 오크 풍미
2. 솔리스트 올로로쏘 셰리 캐스크 (Solist Oloroso Sherry Cask)
- 캐스크: 스페인산 올로로소 셰리 오크통
- 향(Nose): 건과일, 견과류, 초콜릿, 스파이스
- 맛(Palate): 풍부한 과일과 초콜릿, 스파이시한 힌트
- 마무리(Finish): 깊고 복합적인 여운
3. 솔리스트 포트 와인 캐스크 (Solist Port Cask)
- 캐스크: 포르투갈산 포트 와인 오크통
- 향(Nose): 블루베리, 플럼, 초콜릿
- 맛(Palate): 과일과 초콜릿의 조화, 부드러운 풍미
- 마무리(Finish): 과일의 달콤함과 긴 여운
4. 솔리스트 비노 바리끄 (Solist Vinho Barrique)
- 캐스크: 미국산 와인 오크통 재가공
- 향(Nose): 레드 와인, 다크 초콜릿, 베리류
- 맛(Palate): 복합적인 과일 맛과 와인의 풍미
- 마무리(Finish): 강렬하고 지속적인 여운
5. 솔리스트 만자니야 셰리 캐스크 (Solist Manzanilla Sherry Cask)
- 캐스크: 스페인 만자니야 셰리 오크통
- 향(Nose): 미네랄, 멜론, 카라멜
- 맛(Palate): 약간의 짠맛과 달콤한 과일
- 마무리(Finish): 부드럽고 미네랄 풍미가 남는 여운
6. 솔리스트 페드로 히메네즈 셰리 캐스크 (Solist Pedro Ximénez Sherry Cask)
- 캐스크: 스페인산 PX 셰리 오크통
- 향(Nose): 건포도, 초콜릿, 견과류
- 맛(Palate): 과일의 진한 단맛, 초콜릿과 스파이스
- 마무리(Finish): 긴 여운과 과일 풍미
7. 솔리스트 피노 셰리 캐스크 (Solist Fino Sherry Cask)
- 캐스크: 스페인산 피노 셰리 오크통
- 향(Nose): 크리미한 토피, 시트러스, 초콜릿
- 맛(Palate): 드라이하고 풍부한 과일 맛
- 마무리(Finish): 드라이하며 긴 여운
8. 솔리스트 모스카텔 셰리 캐스크 (Solist Moscatel Sherry Cask)
- 캐스크: 스페인산 모스카텔 셰리 오크통
- 향(Nose): 달콤한 포도향, 스파이스
- 맛(Palate): 밝은 포도의 단맛과 스파이시함
- 마무리(Finish): 견과류와 초콜릿 풍미, 짧은 여운
9. 솔리스트 아몬티야도 셰리 캐스크 (Solist Amontillado Sherry Cask)
- 캐스크: 스페인산 아몬티야도 셰리 오크통
- 향(Nose): 아몬드, 헤이즐넛, 카라멜
- 맛(Palate): 견과류와 드라이한 셰리 맛
- 마무리(Finish): 긴 여운
10. 솔리스트 브랜디 캐스크 (Solist Brandy Cask)
- 캐스크: 브랜디 오크통
- 향(Nose): 복숭아, 망고, 딸기
- 맛(Palate): 바닐라와 꿀의 달콤함
- 마무리(Finish): 달콤하고 부드러운 여운
정리
대만의 최초의 싱글몰트 위스키 증류소이자, 세계적인 명성을 갖고 있는 카발란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에 주요 장치로 나와서 유명해지기도 한 위스키 입니다.
세계적인 블라인드 테이스팅에서 1등을 했다는 것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좋은 품질의 위스키를 만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대만에 여행가신다면, 한 번 쯤 구매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