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로막 증류소는 스페이사이드에서 가장 작은 증류소이며, 전통을 중시하는 증류소입니다. 퍼스트필 캐스크만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한 벤로막 증류소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창립배경 및 역사
- 1898년: 스코틀랜드 스페이사이드 지역 포레스(Forres) 근처에 던컨 맥캘럼(Duncan McCallum)과 F.W. 브릭맨(F.W. Brickman)에 의해 설립되었습니다.
- 1900년: 재정 문제로 인해 설립 2년 만에 운영이 중단되었습니다.
- 1911년: 런던에 본사를 둔 하비 맥네어 & 컴퍼니(Harvey McNair & Co.)가 인수하여 ‘포레스 증류소(Forres Distillery)’로 이름을 변경하고 운영을 재개했습니다.
- 1919년: 벤로막 증류소 주식회사(Benromach Distillery Ltd.)로 소유권이 이전되었습니다.
- 1931년: 세계 경제 대공황과 미국의 금주법 등의 영향으로 증류소가 폐쇄되었습니다.
- 1937년: DCL(Distillers Company Limited, 현재의 디아지오)이 증류소를 인수했습니다.
- 1966년: 대규모 개조를 통해 생산을 재개했습니다.
- 1983년: 위스키 산업의 불황으로 인해 다시 문을 닫았습니다.
- 1993년: 독립 병입업체인 고든 앤 맥페일(Gordon & MacPhail)이 증류소를 인수하여 복원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 1998년: 복원 작업을 완료하고 위스키 생산을 재개했습니다.
이러한 역사를 통해 벤로막 증류소는 여러 차례의 도전과 변화를 겪으며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특징
피트 위스키
벤로막 위스키의 가장 큰 특징은 제작과정에서 스페이사이드 전통을 유지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서의 전통이라는 것을 가장 잘 나타내는 것은 피트를 사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피트는 스카치 위스키 포스팅에서도 설명되었듯이 스카치 위스키에만 있다고 할 수 있는 고유한 특징이기도 합니다. 또한, 1900년대까지는 스페이사이드에서도 피트를 사용하여 위스키를 만들었으나, 현재는 피트를 사용해서 전 제품을 만드는 증류소는 벤로만이 유일할 정도로 피트를 사용하지 않고 있고, 그것이 스페이사이드의 특징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퍼스트필
이 증류소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모든 위스키를 퍼스트필만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위스키의 제조원가에 있어서 캐스크의 구매비용은 10~20%를 차지할만큼 굉장히 큰 포션을 차지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캐스크를 여러번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 증류소는 한 번만 사용하여 위스키를 만듭니다. 세컨드필 위스키는 없는 것이죠.
이렇게 하는 이유는 캐스크의 풍미를 가장 잘 표현하기 위해서 입니다. 말 그대로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사실 이렇게 모든 제품을 만든다는 것은 경영적인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더구나 벤로막은 합리적인 가격에 위스키가 나오고 있으니 더더욱 불가능해 보입니다.
이러한 경영이 가능한 이유는 크게 2가지로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먼저, 벤로막이 스코틀랜드 증류소 중 가장 작은 증류소이기 때문입니다. 이 증류소는 연간 약 50만 리터를 생산합니다. 글렌피딕이 연간 약 2000만리터를 생산한다를 것을 감안하면, 굉장히 적은 양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충분한 자금력을 가진 회사가 소유한다면 이정도 규모에서는 이렇게 높은 비용의 제작프로세스가 가능한 것입니다.
두번째 이유는 바로 그 자금력입니다. 이 증류소는 1993년 세계적인 독립병입업체인 고든 앤 맥페일(Gordon & MacPhail)에 인수되었습니다. 이 독립병입업체는 세계에서 손에 꼽힐정도의 규모를 가지고 있는 회사이며, 위스키의 금액 또한 굉장히 고가로 팔릴만큼 제품의 품질또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업체입니다. 즉, 이러한 자금력을 가진 회사가 가장 작은 규모의 증류소를 고품질의 가성비 있는 위스키를 소량 생산하는 증류소로 바꾸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던 것입니다.
주요제품
벤로막 10년
- 향(Nose): 그린 애플과 배의 신선한 과일 향, 시트러스 노트, 바닐라와 시나몬의 달콤한 스파이스, 은은한 스모키함.
- 맛(Palate): 말린 과일과 견과류의 풍부한 맛, 스모크와 스파이스의 조화, 다크 초콜릿과 오렌지 제스트의 힌트.
- 마무리(Finish): 길고 부드러운 피니시, 스모키함과 달콤한 오크의 잔향.
- 캐스크 정보: 퍼스트 필 버번 배럴과 셰리 호그스헤드에서 숙성.
벤로막 15년
- 향(Nose): 말린 과일과 다크 초콜릿의 깊은 향, 시나몬과 생강의 스파이시함, 은은한 스모크.
- 맛(Palate): 풍부한 셰리 노트, 스모크와 스파이스의 균형, 오렌지 마멀레이드와 견과류의 힌트.
- 마무리(Finish): 부드럽고 긴 피니시, 스모키함과 오크의 잔향.
- 캐스크 정보: 퍼스트 필 버번 배럴과 셰리 캐스크에서 숙성.
벤로막 21년
- 향(Nose): 풍부한 셰리와 스모크의 조화, 시트러스와 다크 초콜릿의 노트, 스파이시한 힌트.
- 맛(Palate): 복합적인 과일 향, 스모크와 스파이스의 깊은 맛, 오크와 견과류의 힌트.
- 마무리(Finish): 긴 피니시, 스모키함과 달콤한 오크의 잔향.
- 캐스크 정보: 퍼스트 필 버번 배럴과 셰리 캐스크에서 21년간 숙성.
정리
이 증류소는 과거 한국에서 위스키를 표현하는 단어였던 ‘유사길‘을 활용해서 한국 헌정용 위스키인 유사길 시리즈를 내놓고 있습니다. 이처럼 한국을 각별하게 생각해주기도 하면서 좋은 품질의 위스키를 가성비있게 내놓는 벤로막도 한번쯤 즐겨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스프링뱅크가 워낙 구하기 어렵고, 가격에 프리미엄이 붙고 있는 요즘 스프링뱅크의 대체제로 굉장히 주목받고 있는 위스키기이도하니 그 맛 또한 좋은 느낌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