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류과정에서 컷(Cut)이라는 작업을 통하여 위스키의 원액을 분류한다는 것을 다른 포스팅에서 설명드렸었습니다. 이러한 컷의 작업은 스피릿 세이프(Spirit Safe)에 의해서 이루어집니다.
이것은 증류과정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장치입니다. 내부가 보이는 상자로서, 그 내부에는 증류액을 분석할 수 있는 온도계와 비중계 등이 있으며, 증류과정을 관리할 수 있도록 벨브 등의 장치들이 있습니다.
구조 및 구동방법
알코올 농도가 너무 높거나 낮은 초류와 후류는 로우 와인 & 후류 저장소(Low Wines & Feints Receiver)로 보내고, 기준에 맞는 중류는 스피릿 저장소(Spirit Receiver)로 보냅니다.
1. 로우 와인 구역
로우 와인을 로우 와인 & 후류 저장소로 보냅니다. 여기에는 약 4시간이 걸립니다. 알코올 함량을 측정하기 위한 저농도 와인 샘플은 샘플구역 앞면에 있는 작은 손잡이 중 하나를 돌려서 채취합니다. 저장소에 모인 증류액을 2차 증류기로 보내 증류합니다.
2. 스피릿 구역
초류(Head)는 약 10분 동안 흐르지만(5~45분까지 다양할 수 있음) 알코올 도수가 80% 정도로 너무 강하고 바람직하지 않은 성분이 포함되어 있기때문에 모두 로우 와인 & 후류 저장소로 보냅니다.
알코올 함량이 증류소에서 정한 중류(Heart)의 범위로 내려오면, 스피릿 세이프 상단의 손잡이 또는 레버를 돌려 스피릿 저장소로 보내어 중류를 저장하기 시작합니다.
알코올 함량이 증류소에서 정한 중류의 범위에서 벗어날 정도로 떨어지면, 레버나 손잡이를 다시 한 번 돌려 후류(Tail)을 로우 와인 & 후류 저장소로 보냅니다.
3. 샘플 구역
앞면의 작은 손잡이를 통하여 현재 진행되고 있는 증류액의 샘플을 채취할 수 있습니다. 이 샘플의 상태를 알기 위해 비중계와 온도계가 함께 있습니다.
컷포인트(Cut point)가 이 샘플을 측정한 결과로 이루어지며, 이는 숙련된 스틸맨(Still Man)의 지식과 노하우에 의해서 결정됩니다.
자물쇠의 이유
이 장치는 항상 자물쇠가 걸려있었는데요, 그 이유는 이 장치가 증류과정 전체를 조절할 수 있는 장치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러한 이유 때문에 정확한 세금을 징수하기 위한 것이기도 했습니다.
1823년 소비세법이 개정되면서 술에 대한 알코올의 양으로 술의 세금이 책정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생산과정을 규제하고 불법활동을 방지하기 위해 스피릿 세이프가 의무화 되었습니다. 이 장치를 관리하기 위해 자물쇠로 봉인하였고, 이 열쇠는 지역 세관 및 소비세 직원이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불법적인 생산 프로세스의 대표적은 경우는 다음의 두가지 입니다.
1. 1차 증류과정시 중류의 기존 알코올농도 미만의 증류액을 2차 증류기로 보내는 경우
2. 초류와 후류를 Spirit Receiver로 보내는 경우
두 경우 모두 저품질의 위스키를 생산함으로서 작업시간을 단축시키고 생산량을 증가시키는 프로세스입니다. 더구나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들어갈 수도 있고, 당시 로우랜드의 대형 증류소들이 대량으로 이러한 위스키를 만들 경우 소량의 위스키를 생산하는 하이랜드의 증류소들이 큰 타격을 받기 때문에 엄격한 관리가 필요했다고 합니다.
정리
1983년 위스키 생산량에 대한 규제가 해제된 이후로 현재까지 스피릿 세이프는 증류소에서 자체적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통방식의 스피릿 세이퍼는 스코틀랜드 증류소에서 사라지거나 기념품으로서 남아있습니다. 현대의 증류는 기계식으로 자동화되어 간단한 제어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