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렌 그란트(Glen Grant)는 스코틀랜드의 스페이사이드(Speyside) 지역에서 생산되는 싱글 몰트 위스키 브랜드로, 특히 그 맑고 부드러운 맛과 경쾌한 피니시로 전 세계 위스키 애호가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글렌그란트는 1840년에 설립된 이후로 스코틀랜드 위스키 업계에서 꾸준한 인기를 누리며 독보적인 위상을 지켜오고 있으며, 뛰어난 품질과 독특한 증류 공정으로 고유의 맛을 유지해왔습니다.
글렌 그란트의 역사
창립배경
형제인 존 그란트(John Grant)와 제임스 그란트(James Grant)는 J&J Grant라는 회사를 세웁니다. 1834년, 존과 제임스 형제는 엘긴(Elgin)에서 사업을 시작하면서 아벨라워(Aberlour) 증류소의 임대권을 인수했습니다. 이 임대 기간이 1840년에 만료된다는 것을 알고 증류소 사업을 시작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1840년에 스코틀랜드의 로시스(Rothes) 지역에서 글렌 그란트라는 이름으로 증류소를 설립합니다.
주요인물
존 그란트(John Grant)
존은 이웃이자 친구였던 조지 스미스(George Smith)에게서 불법 위스키를 사서 튼튼한 조랑말 등에 실은 통에 담아 언덕을 넘어 남쪽으로 보냈습니다. 그는 퍼스, 던디, 그리고 길을 따라 있는 작은 마을의 고객들에게 그것을 팔았고, 밀수된 글렌리벳(Glenlivet) 위스키의 엄청난 인기를 확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1824년 글렌리벳이 최초의 증류소 면허를 획득한 이후, 그는 밀수업자가 아닌 합법적인 위스키를 취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는 이 공식적인 위스키가 사실은 예전 인기가 많았던 ‘밀수된’ 위스키였다는 것을 몰래 알리며 글렌리벳의 인기를 견인합니다.
그는 1840년 증류소를 세우기 전까지 약 20년동안 글렌리벳 증류소를 위해 일했습니다. 글렌그란트 증류소가 세워지고, 그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증류소 경영을 책임지게 됩니다.
제임스 그란트(James Grant)
에든버러에서 변호사로 수련을 받았고, 1820년 그는 스코틀랜드 역사상 마지막 일족 습격인 엘긴 레이드에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는 왕이었던 조지 3세가 사망하여 귀족이나 영주, 의원들이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알력싸움으로 혼란한 시기였습니다. 엘긴이란 도시에 그란트 클랜의 클랜장이 참여를 했으나, 의견대립으로 인해 클랜장을 감금하게 됩니다. 클랜장의 가족이었던 레이디 앤(Lady Anne)이 하인으로 변장하여 탈출을 성공하고, 캐슬 그란트에 도움을 요청하게 됩니다. 당시 일요일 예배중이었던 목사의 소집령으로 약 700명 정도의 클랜원이 모였고, 이를 본 상대측에서 클랜장을 풀어주었다고 합니다.
그는 나중에 엘긴의 시장이 되었고, 스페이사이드에 위스키 산업을 자극하는 데 필요한 현대적인 교통망을 제공한 위대한 철도 건설가 중 한 명이 되었습니다. 특히 글렌 그란트 증류소가 있는 로시스와 북쪽의 엘긴, 항구도시였던 로시마우스(Lossiemouth)를 잇는 철도를 만들어 글렌 그란트 증류소가 세계적으로 뻗어나가는 기반을 마련합니다.
제임스 “메이저” 그란트(James “major” Grant)
특히 그란트 가문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은 제인스의 아들이자, 후에 글렌그란트를 이끈 제임스 “메이저” 그란트(James “The Major” Grant)입니다. 그는 가문의 대를 이어 글렌그란트를 경영하면서 브랜드의 성공에 큰 기여를 했기에 “메이저”라는 별명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메이저 그란트는 증류 공정을 혁신하고 당시로는 획기적인 기술들을 도입해 글렌그란트를 한층 더 발전시켰습니다. 그가 했던 업적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빅토리안 가든(Victorian Garden)
2만 7000여평의 정원입니다. 계곡, 숙성창고, 과수원, 오두막 등을 산책로를 따라 배치함으로서 글랜 그란트 증류소가 위스키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관광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 증류기 개조
일반적인 위스키 증류기와는 다른 두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바닥이 매우 넓고 목이 길다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목의 시작 부분에 특이하게 생긴 보일 볼(Boil ball)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형태 때문에 독일군 철모(German Helmet) 혹은 거인의 핸드벨(Giant Hand Bell)이라는 별명을 갖게 됩니다. 이를 통해 보다 많은 환류가 이루어지면서 섬세하고 화사한 느낌의 깨끗한 증류주를 얻을 수 있습니다. - 정화기(Purifier)를 증류기에 설치한 최초의 인물
증류 과정에서 증류기 상부에 부착된 추가적인 냉각 장치로, 증류된 증기가 이 장치를 통과하면서 일부 중량이 무거운 성분이 다시 액화되어 증류기로 되돌아가게 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불필요한 불순물이나 무거운 성분이 제거되어, 최종적으로 더 깨끗하고 섬세한 위스키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이는 글렌그란트가 현재의 깔끔하고 가벼운 맛을 낼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 - 스코틀랜드 최초의 자동차 소유자
- 스코틀랜드 최초로 증류소에 전기전등을 사용한 인물
데니스 말콤(Dennis Malcolm)
그는 1946년 글렌 그란트 증류소 부지 안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그의 어머니가 글렌 그란트 위스키로 자신의 젓니를 닦아줬다는 일화를 직접 인터뷰에서 밝힌 적이 있습니다.
1961년 4월 3일, 15살의 나이에 글렌 그란트의 쿠퍼리지로 입사합니다. 그 후, 10년만에 모든 공정을 마스터한 후, 생산공정의 매니저가 됩니다. 1990년대에는 글렌 그란트를 비롯한 증류소 9곳을 운영을 총괄하였습니다.
2006년부터 현재까지 글랜 그란트의 마스터 디스틸러로서 활동하고 있으며, 이 증류소가 현재의 품질을 만드는데 큰 공헌을 하고 있습니다. 2016년 스카치 위스키에 대한 헌신에 대한 공로로 대영제국 훈장을 받았습니다.
글렌 그란트의 합병과정과 국제적 성공
글렌 그란트는 인수/합병에 대한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 1952년 더 글렌리벳과 합병
- 1970년 롱몬(Longmorn), 벤리악(BenRiach)과 추가합병되며, 1972년 글렌리벳 디스틸러리스(Glenlivet Distillers Ltd)로 출범
- 1980년 씨그램(Sigram)이 이곳을 인수
- 2000년, 씨그램이 분할매각된 후, 페르노리카(Pernod Ricard)로 흡수
- 2006년 캄파리 그룹에서 인수
이탈리아의 캄파리 그룹(Campari Group)이 글렌그란트를 인수한 이후, 더욱 공격적으로 국제 시장을 확대하면서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탈리아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으며, 이탈리아는 현재까지도 글렌그란트의 가장 큰 수출 시장 중 하나로 꼽힙니다.
주요 제품
글렌그란트 아보랄리스(Glen Grant Arboralis)
숙성 연수를 표시하지 않은 NAS(No Age Statement) 제품으로, 주로 8년에서 10년 사이의 원액을 사용합니다. 버번 캐스크와 셰리 캐스크에서 숙성됩니다. 아보랄리스의 뜻은 ‘나뭇잎 사이로 쏟아지는 빛’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엑스 버번캐스크와 올로로소 셰리 캐스크에서 숙성됩니다.
- 향: 말린 건포도, 오크, 레몬 시트러스, 플로럴하고 프루티한 향
- 맛: 부드럽고 가벼운 맛, 달콤한 바닐라와 과일
- 피니시: 깔끔하고 가벼운 피니시로, 초보자에게도 적합
글렌그란트 10년(Glen Grant 10 Year Old)
‘2020년 짐 머레이의 위스키 바이블’에서 ’10년 이하 숙성 위스키 중 최고의 싱글몰트’로 7년 연속으로 뽑혔습니다. 엑스 버번캐스크와 올로로소 셰리 캐스크에서 숙성됩니다.
- 향: 신선한 과일 향, 달콤한 바닐라
- 맛: 부드럽고 깔끔한 과일 풍미, 섬세한 단맛
- 피니시: 깔끔하고 짧은 피니시로 입문자에게 좋은 선택
글렌그란트 12년(Glen Grant 12 Year Old)
2016년 IWSC에서 최고의 싱글몰트 위스키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2017년 샌프란시스코 월드 스피릿 컴페티션에서는 더블 골드를 수상하는 등 많은 상을 수상했습니다. 버번 캐스크와 올로로소 셰리 캐스크에서 숙성됩니다.
- 향: 꿀, 서양배, 사과, 아몬드, 감귤
- 맛: 애플 파이, 캐러멜, 바닐라와 함께 미묘한 스파이시한 맛
- 피니시: 달콤하고 부드러운 여운이 길게 이어짐
글렌그란트 15년(Glen Grant 15 Year Old)
2023년에는 더블 플래티넘 애스콧 어워드를 수상했을 뿐만 아니라 골드 음료 시험 기관 상(BTI)과 뉴욕 국제 주류 대회에서 골드 스페이사이드 올해의 싱글 몰트 위스키 상을 수상하는 등 많은 상을 수상했습니다. 퍼스트필 엑스 버번 캐스크에서 숙성됩니다.
- 향: 섬세한 꽃 향기, 멜론, 살구, 사과
- 맛: 고소한 견과류의 맛과 강렬한 과일 풍미
- 피니시: 긴 피니시로, 강렬하고 다채로운 여운이 남음
글렌그란트 18년(Glen Grant 18 Year Old)
‘짐 머레이의 위스키 바이블’에서 ‘세계 최고의 위스키’로 2위로 연속해서 선정된 적이 있습니다. 3년 연속으로 최고의 싱글 몰트 스카치로 여러 차례 상을 수상했으며, 2023년 TAG 어워드에서는 독특한 액상으로 더블 골드를 수상하는 등 많은 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엑스 버번 캐스크와 리메이크된 호그헤드에서 숙성됩니다.
- 향: 몰티한 카라멜, 바닐라, 건포도
- 맛: 풍부하고 활기찬 풍미, 깊이 있는 달콤한 맛
- 피니시: 긴 피니시로, 복합적이고 우아한 마무리
글렌그란트 21년(Glen Grant 21 Year Old)
엑스 올로로소 셰리 캐스크와 버번 캐스크에서 숙성됩니다.
- 향: 복합적인 과일 향과 오크, 깊이 있는 몰트 향
- 맛: 복잡하고 풍부한 과일 맛과 견과류의 깊은 풍미
- 피니시: 매우 긴 피니시로, 여운이 오래 지속되며 깊은 감동을 주는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