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5대 국가1: 스카치 위스키

위스키 5대국가 시리즈 포스팅 중 첫번째 포스팅은 스코틀랜드의 위스키인 스카치 위스키입니다.

‘위스키=스카치’라고 불릴 정도로 스카치 위스키는 세계 위스키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만큼 그 영향력이 큰 위스키입니다. 다른 포스팅에서 스카치 위스키가 지금의 유명세를 얻게 된 것은 자신들의 뿌리를 지키고자 하였던 스코틀랜드의 저항정신의 결과였다는 것을 말씀드렸었습니다.

다른 포스팅에서는 스카치 위스키가 유명세를 얻을 수 있기까지 유지될 수 있었던 스코틀랜드의 정신에 대해 얘기했다면, 이번 포스팅에서는 스카치 위스키가 인기가 많은 보다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서 설명해보고자 합니다.

스카치 위스키의 인기 비결1: 엄격한 제조기준

스카치 위스키의 제조방법

스카치 위스키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과정들을 거쳐야 합니다.

1. 몰팅(Malting)

몰트를 위스키 제조공정에 사용 가능하도록 만드는 과정을 말합니다. 보리를 물에 담궈서 2~3일정도 불린 후, 공기가 잘 통하지만 빛이 잘 들어오지 않는 곳에 펼쳐놓습니다. 이 보리를 몰트맨(Maltman)이 8시간 단위로 뒤집어주며 싹을 틔웁니다. 그 후에 뜨거운 바람이나 열을 이용하여 보리를 건조시킨 후, 분쇄를 하여 그리스트(Grist)라는 가루를 만드는 과정을 말합니다. 보리를 건조할 때의 시간과 사용하는 연료에 의해 위스키의 아로마가 결정되기도 합니다.

현재 몰트맨이 직접 싹을 틔우는 전통몰팅 과정을 고수하는 증류소는 몇 남지 않고, 기계를 활용하여 몰팅을 하는 증류소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이 몰팅은 보리만이 아닌라 호밀이나 귀리와 같은 다양한 곡식류에서 사용 가능하다고 합니다.

2. 매싱(Mashing, 당화)

몰팅으로 얻은 그리스트를 당화조(Mash Tun)에서 뜨거운 물과 섞어서 전분을 발효당(알코올로 변하는 당)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당분이 추출되면서 다음 단계에서 사용할 맥아즙(Wort)이 만들어집니다. 이 때, 전분을 발효당으로 변화하는 과정에 효소가 사용되기 때문에 효소가 죽지 않도록 당화조의 온도는 65도를 넘으면 안된다고 합니다. ‘맥주로 위스키를 만든다’는 것은 이 당화과정까지의 유사함 때문입니다. 이 당화조에 홉을 넣고 당화를 하면 맥주가 되고, 홉이 빠진 것을 증류하면 위스키가 되기 때문입니다.

3. 발효(Fermentation)

맥아즙에 효모를 넣고 발효조(Washback)에서 발효과정을 거칩니다. 효모와 당이 반응하여 알코올로 만들어지는데, 이 과정이 끝난 것을 워시(Wash)라고 합니다. 효모와 당이 반응하는동안 이산화탄소가 함께 발생하기 때문에 발효조는 낮은 온도에서 끓기 시작하고, 거품이 생기게 되는데 이 거품들을 지속적으로 관리해줘야 합니다.

4. 증류(Distillation)

끓는점의 차이를 이용하여 성분을 분리해내는 분별증류 방식을 사용하여 위스키의 원액을 만들어내는 과정입니다. 워시가 끓어서 올라온 증기를 차갑게 식혀 다시 액체로 만들어서 골라내는 과정인데, 물의 끓는 점은 100도이고 알코올은 80도이므로, 워시를 80도와 100도 사이의 온도를 유지하여 알코올을 분별해내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러한 한 번의 과정을 거치는 증류기를 단식증류기라고 하며, 스카치 위스키는 이 단식증류기를 2개를 연속으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위스키를 만듭니다.

2차 증류기를 지나면 숙성에 필요한 원액이 나오는데, 이 원액을 걸러내는 작업을 컷(cut)이라고 합니다. 이작업을 거쳐서 숙성에 사용되는 위스키 원액이 만들어집니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포스팅을 참고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5. 저장

오크통에 증류한 위스키의 원액을 넣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용되는 오크통에 따라서 위스키의 풍미가 결정되기도 합니다. 오크통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해당 포스팅을 참고해주시면 되겠습니다.

6. 숙성(Aging)

저장고에 오크통을 놓고 일정기간 묵혀두는 것을 말합니다. 숙성되는 시간과 장소, 기후 등에 따라 위스키의 풍미가 변합니다. 저장고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해당 포스팅을 참고해주시면 되겠습니다.

7. 병입(Bottling)

병에 위스키를 담아 추가적인 산화과정이 일어나지 않도록 밀봉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병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해당 포스팅을 참고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스카치 위스키의 조건

위스키 앞에 스카치라는 말을 붙이기 위해서는 다음의 조건들이 필요합니다.

  1. 몰팅부터 병입까지의 모든 과정이 스코틀랜드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2. 원재료로는 물, 효모, 곡물만 사용되어야 한다.
  3. 당화시에 곡물의 효소만으로 전환작업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4. 발효시에는 효모 외의 어떠한 첨가물도 넣을 수 없습니다.
  5. 증류시에는 98.4도 이하의 온도에서 증류해야 합니다.
  6. 숙성시에는 700L 이하의 오크통에서 최소 3년 이상 허용된 공간에서 숙성해야 합니다.
  7. 병입시에는 위스키 원액을 제외하고는 물과 캐러멜 색소 이외의 첨가물은 넣을 수 없습니다.
  8. 최종 알코올 도수는 최소 40도 이상이어야 합니다.

이렇게 까다로운 조건으로 인한 품질관리로 인하여 스카치 위스키는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사랑받게 됩니다.

스카치 위스키의 인기비결2: 세분화된 지역관리

세계 1위의 위스키 국가인 스코틀랜드는 자신들의 위스키에 자신의 나라를 뜻하는 스카치(Scotch)만이 아닌 지역을 세분화해서 같이 표시하곤 합니다. 스카치 위스키는 크게 5곳의 지역에서 생산이 되고, 각 지역마다 특색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5가지 지역은 하이랜드(Highland), 로우랜드(Lowland), 스페이사이드(Speyside), 캠벨타운(Cambeltown), 아일라(Islay)입니다. 이 중에서 아일라는 스코틀랜드의 많은 섬들 중 하나인데, 가장 많은 증류소를 가지고 있으면서 스카치 위스키 역사상 중요한 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일라를 제외한 나머지 섬들을 아일랜드(Island, 나라가 아닌 섬을 의미)로 나누어 6가지로 나누기도 합니다. 이 지역들에 대해 보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포스팅을 참고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스카치 위스키의 지역별 구분과 그 특징. 하이랜드, 스페이사이드, 아일라가 이 중 가장 대표적 지역이라 할 수 있다.
스카치 위스키의 지역별 구분과 그 특징. 하이랜드, 스페이사이드, 아일라가 이 중 가장 대표적 지역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세분화된 지역과 그 지역마다의 특색은 스카치 위스키의 엄격한 제조공정으로 인해 품질관리까지 되면서 다양한 사람들의 니즈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위스키를 생산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스카치 위스키로 인해 정해지는 것들

스카치 위스키가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되면서, 스카치 위스키가 세계적인 위스키의 기준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그 기준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위스키의 분류

위스키를 분류하는 기준은 스코틀랜드에서 만들어진 기준으로 나뉘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크게 위스키 제품에 들어가는 재료의 종류증류소의 수로 그 분류를 나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재료의 종류에 따른 위스키 분류(왼쪽)과 증류소의 숫자에 따른 위스키 분류(오른쪽)
재료의 종류에 따른 위스키 분류(왼쪽)과 증류소의 숫자에 따른 위스키 분류(오른쪽)

위스키는 재료에 따라서 몰트(=맥아, 싹을 틔운 보리, 엿기름)를 사용하는 몰트 위스키와 그 밖의 곡물(옥수수, 호밀, 귀리 등)을 사용한 그레인 위스키로 나뉩니다. 그리고 이 몰트 위스키와 그레인 위스키를 섞은 것을 블랜디드 위스키라고 부르는데요. 마지막으로 하나의 증류소 원액을 사용하면 싱글, 여러 개의 증류소 원액을 섞으면 블랜디드가 재료를 나타내는 단어 앞에 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위스키 5대국가에 해당하는 미국에서 생산하는 위스키인 버번의 경우에는 옥수수가 주 재료로 사용되기 때문에 그레인 위스키로 분류되기도 합니다.

위스키 숙성년도

다음으로는 위스키 라벨에서 가장 눈에 잘 들어오는 것, 숫자의 의미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스카치 위스키에는 숙성년도 표기를 위해 항상 숫자를 사용합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연도’가 아닌 ‘숙성기간’이라는 것입니다. 와인은 2023이라고 쓰여 있다면 2023년도에 생산한 와인이라는 뜻이지만, 위스키는 12라고 하면 2012년도에 생산된 것이 아닌 12년 동안 숙성을 한 위스키라는 뜻입니다. 보통 ‘발렌타인 12년산’이라고들 많이 부르지만, ‘발렌타인 12년’ 혹은 ‘발렌타인 12년 숙성’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이 올바른 표현입니다.

같은 발렌타인 위스키라 하더라도 숙성년도는 다른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서 숫자가 의미하는 것이 궁금하실 분들을 위해 조금 더 깊게 들어가보겠습니다. 이 숫자는 12년 숙성을 한 원액’만’ 들어있다는 뜻이 아닙니다. 이 위스키에 들어있는 원액 중 가장 숙성기간이 짧은 원액이 12년 숙성을 한 위스키라는 뜻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흔히들 ‘12년 숙성 싱글몰트 위스키는 12년 숙성된 원액만 있는 거야’라고 생각하시는 경우들이 많은데요, 엄밀히 말하면 틀린 얘기입니다. 싱글몰트 위스키는 앞서 설명해 드렸듯이 한 증류소 위스키 원액을 사용한 위스키라는 뜻입니다. 즉, 12년된 원액이 아닌 더 숙성된 원액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한 증류소에서 나온 위스키라는 것은 변함없으니까요. 숙성년도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포스팅을 참고해주세요.

정리

스카치 위스키는 제조과정에서부터의 엄격한 기준과 특징에 따른 지역세분화를 통하여 세계인의 다양한 니즈들을 충족시켜주며 현재 위스키들 중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위스키=스카치’라는 말이 이제는 어느정도 이해가 되셨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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